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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est Library

숲도서관, 성암국제무역고등학교 도서관 리모델링 / Seongam High School Library Remodeling

“한국에서 고등학교의 도서관은 과연 어떤 공간이라야 하는가?” 성암국제무역고등학교의 동관1층에 자리잡고있는 기존 도서관의 리모델링을 위한 설계를 하며 떠오르던 가장 첫 질문이었다. 학교시설표준설계에 따라 구성된 전형적인 학교건물에 위치한 기존 도서관은 1980~90년대 즘의 고등학교 도서관을 떠올리면 연상되는 그 모습 그대로였다. 서가의 벽들과 책상들은 열을 맞추며 정렬되어 있고, 어디서 책을 읽을지, 어디서 공부를 해야할지 등 모든 기능이 위치마다 정해져있었다. 그 안에서 학생들은 정해진 자리와 배치 속에서 정해진 행위를 해야하는 공간이었다. 프로젝트를 의뢰한 학교 선생님들은 학교내에 학생들이 자유롭게 머물고 교류하기 위한 중심공간이 없는 것이 늘 아쉬웠고, 유일한 실내 공공공간인 도서관이 학생들 생활의 중심이 되는 교내의 새로운 장소로서 탈바꿈 하기를 바라며 리모델링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성암국제고도서관-01 copy

다양한 활동을 품는 생태계 

새로운 장소로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공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선생님들과의 대화와 관찰을 통해 학교의 도서관이 책을 넘어서서 고등학교 내에서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와 활동을 품을 수 있는 곳이라야 함을 발견하였다. 거대한 규모에 비해 막상 학생들이 머물고 쉴 만한 공간이 부재한 교정에서 도서관은 책을 품는 공간 이상이라야 했다. 공용공간은 복도밖에 없는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입시에 지친 학생들이 잠시라도 마음 편하게 명상을 하며 머무는 공간이자 방과후에 자신만의 장소가 부족한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쉬었다 가는 사랑방으로 역할을 하는 공공공간이 필요했다. 획일화된 학교 건물의 딱딱한 공간의 톱니바퀴 속에서 도서관은 도시 속의 공원이 그러하듯 학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숨 쉴 수 있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생활의 중심이 되길 바라는 기원이 이 도서관 리모델링 프로젝트의 시작이었다.

 

숲도서관, 발견하고 찾아서 쓰는 공간 

프로젝트가 진행되며 기존의 도서관이 있던 자리의 벽을 허물고 그 자리에 들어올 도서관은 “숲도서관”이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지워졌다. 크고 작은 다양한 생태계와 활동을 품고서 열린 구성을 가지는 숲처럼, 숲도서관은 책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적인 도서관의 기능을 넘어서서 학생들의 다양한 일상의 활동을 담아낼 수 있는 공간으로 계획 되었다. 기존의 도서관에서는 책장과 좌석이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사용할지를 직교의 질서 속에서 지시하고 있었다면, “숲도서관”은 직교의 질서를 깨며 다양하게 흩뿌려진 공간사이에서 학생들이 자신들만의 자리를 찾아가고 발견하며 사용될 수 있도록 의도하였다. 마치 숲에서 우리가 공간의 쓰임을 발견하듯, 책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이 공간에서 학생들은 자신의 필요에 맞는 자리를 찾고 발견하며 사용하게 된다. 일상에서 늘 접하고 자주 사용하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그 안에서 변화와 일상의 발견을 통한 새로움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작동하기를 의도하였다. 

 

허물어진 벽과 자연을 통한 경계흐리기 

기존 도서관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처음 시도한 것은 불필요한 벽을 제거하는 것이었다. 기존 도서관은 넓은 운동장을 정면으로 마주하고 정문의 입구에서부터 시작되는 학생들의 동선과 함께나란히 이어지는 좋은 위치에도 불구하고 하나 밖에 없는 입구와 폐쇠적인 개구부로 인하여 주변과 단절되어 있었다. 기존 도서관의 내부 또한 벽으로 나눠지며 특정용도에 맞추어 구획되다보니 활용도가 낮은 불필요한 공간들로 분절되며 불합리한 공간구성을 가지고 있었다. 기둥사이의 외벽과 내부를 구획하던 벽들이 비내력 조적벽임을 확인하고 보다 열린구성을 위해 과감히 모든 벽을 철거하였다. 철거된 외벽이 있던 자리에는 햇살가득한 투명한 유리개구부와 야외 테라스가 조경과 함께 들어서며 자연을 통해서 도서관의 경게를 형성하였다. 내부공간은 벽들이 철거되며 다양한 기능적 활용을 위해 넓게 개방된 공간 속에서 학생들의 필요에 따라 자유로운 동선과 프로그램이 운영이 될 수 있도록 가변적이고 열린 평면으로 구성했다. 그 안에서 다양한 형태의 공간들이 식물과 어우러지며 지형을 형성하고 새로운 내부 풍경을 만들어 낸다. 

성암국제고도서관-06 copy

숲도서관, 학교의 랜드마크이자 새로운 쉼터

5층짜리 건물의 1층에 국한된 리모델링 이지만, 이 덕분에 기존의 닫혀있던 답답한 건물은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자연과 함께하는 새로운 열린 표정을 갖게되었다. 이 리모델링을 통해서 도서관은 더 이상 벽뒤에 숨겨진 공간이 아닌 교내 어디서든 인지되는 개방성과 여러 개의 입구를 가진 접근성을 가지게 되었다. 외관에서 뿐 아니라 공간의 활용에 있어서도 숲도서관은 학생들이 쉬는시간과 방과후에 자유롭게 모여 자연 속에서 책을 읽고 담소를 나누고 명상을 하는 학교생활의 중요한 공간으로서 역할을 하게되었다. “우리 학교를 대표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 것 같아요!”라고 말하던 학생의 소회가 아직도 좋은 기억으로 머리속을 맴돈다. 좋은 장소를 찾아서 먼거리를 가지않더라도 숲도서관을 통해서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자연과 외부환경에 늘 접하는 좋은 장소를 경험하는 기회를 가지며 본인들의 삶의 소중한 페이지를 채워나길 기대한다. 그 경험을 통해 작지만 학교 생활의 중요한 랜드마크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Project Information

Project Type: Remodeling

Architect: Jungmin Nam

Project Team: Kyungho Lee

Location:  Gangbuk-gu, Seoul, Korea 

Engineer: Cheonil MEC

Construction Completion: 2020 (Remodeling)

Total Project Area: 324m2

Design: Aug 2020 ~ Nov 2020

Construction: Dec 2020 ~ Feb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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