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물이 기이하고 고와 세상에서 소강남(小江南)이라고 일컬었다.”

고운 순천동천에서 시작하는 ‘순천으(의)로’ 는 산책하는 길로서 뿐만 아니라 공간과 기능을 담고 있는 아름다운 그릇이다. 길 위에서 시민들은 나즈막하게 고운 순천시를 조망하며 담소를 나누고, 편안한 걸음 사이사이에 시청사 건물들과 중정들 그리고 중앙공원을 조우하게 된다. 건물들은 주변건물들을 존중하여 권위적이지 않으며, 중정들은 다양하지만 닮아있어 친근하고, 중앙공원은 넓지만 포근하다. 시민들에게 열린 중정들을 걷다보면 그들을 맞이하는게 고운 자연과 친근한 공간들만이 아님을 발견한다. 대지에 존재했던 과거 건물들의 ‘터무늬’ 들은 친환경 바닥재료를 구분하는 면으로서 시민들을 맞이한다. 이곳에 살았던 시민들의 기억은 고운 공간구성 요소로서 살아남아 새로운 경험들을 함께 만들어간다. 중앙공원으로 나아가면 구시청사 터무늬가 시민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넓은 연못조경이 되어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새로 만들어질 시청사이지만 이곳은 고운 순천의 자연을 존중하고, 나긋나긋한 시민들의 열려진 공간들을 차려주며, 그들의 기억들과 마음을 ‘순천으로’ 위에 남겨놓는다.

(Collaboration with Ether Ship, Sunggoo Yang & PRAUD, Dongwoo Yim)